‘딥시크-R1’ 출시 1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20일 오픈 소스로 공개된 이 모델은 숱한 화제를 낳았습니다.
사실 이 모델이 처음 공개된 것은 2024년 11월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딥시크-R1-라이트-프리뷰’를 선보였는데, 당시에도 벤치마크에서 오픈AI의 'o1-프리뷰’와 동등한 성능을 보였다고 주장해 화제가 됐습니다.
글로벌 개발자들로부터 세계 최고의 오픈 소스 모델로 꼽힌 것은 R1에 앞서 12월26일 출시한 '딥시크-V3’였습니다. 6710억개의 매개변수로 오픈 소스 최대 규모를 기록했을뿐더러, 벤치마크에서도 'GPT-4o’나 '클로드 3.5 소네트’를 압도했습니다. 모델 개발비가 557만달러(약 80억원)에 불과하다는 것도 이 모델이었습니다.
다만, 추론 모델이 아니었기 때문에 성능은 당시 세계 최고로 평가받던 'o1’에 못 미쳤습니다.
그리고 2025년 1월20일 R1이 오픈 소스로 공개되자, 파란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엔비디아와 빅테크의 주가가 폭락하고, 이어 각국 정부가 데이터 유출 문제로 사용을 금지하며 파장이 확대됐습니다. 전문가 혼합(MoE)이나 증류(distillation) 같은 기술도 일반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딥시크-R2에 대한 관심이 대단했습니다, 일부에서는 5월쯤 출시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결국 R1 출시 1년이 다 된 현재까지도 차기 플래그십 모델은 등장하지 않있습니다.
대신 딥시크는 그동안 7차례에 걸친 업그레이드 버전을 공개했습니다. 비용 효율에 초점을 맞춘 것이 대부분이었고, 그러면서도 오픈AI나 구글, 앤트로픽 등의 최신 모델과 성능을 맞추려는 의도가 포함됐습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 R1와 임팩트를 준 것은 없었습니다. 여전히 글로벌 정상급의 모델이며, 개별 기술은 주목할 것이 많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 CNBC는 6일(현지시간) 이와 관련한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됩니다.
우선 '초기 충격 효과가 완화됐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알렉스 플랫 DA 데이비슨 수석 분석가는 ”당시에는 중국이 미국보다 9~12개월 뒤처져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라며, 이를 딥시크가 뒤집었다는 것이 가장 충격적이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모델 제작 비용이 집중적으로 거론되며, 서구 기업들의 첨단 모델의 문제와 중국 AI의 경쟁력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켰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이후로 출시한 7차례의 모델 업데이트는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 아닌, 기존 V3와 R1을 업그레이드한 것에 불과했다는 평입니다.
하리타 칸다바투 가트너 수석 분석가는 "효율성과 기능 면에서 확실한 도약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새로운 충격파라기보다는 기존 기술의 지속과 통합으로 보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즉, 시장은 이미 한번 겪은 충격에 대해 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꼽힌 것은 R1과 V3가 제기했던 가장 큰 기술적인 문제, 즉 컴퓨팅 자원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딥시크가 아직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을 출시하지 못한 주요 이유 중 하나로 컴퓨팅 자원의 한계를 지적합니다. 미국이 반도체 칩 판매를 제한하면서 중국은 고급 컴퓨팅 파워에 대한 접근이 크게 제한됐기 때문입니다.
결국 딥시크도 컴퓨팅의 확장 없이는 획기적인 모델을 내놓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R1 출시 당시에도 딥시크가 밝힌 개발 비용이 학습에 국한된 것이며 실제로는 미국의 모델과 개발과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아직 새 모델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이를 확인해주는 증거라는 것입니다.
‘칩 전쟁’의 저자인 크리스 밀러는 "중국은 지난 몇년간 미국이 반도체 칩 판매를 제한했기 때문에 컴퓨팅 파워에 대한 접근이 크게 제한됐다"라며 ″고급 모델을 구축하려면 고급 컴퓨팅 자원에 대한 접근 권한은 필수”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딥시크 등장 직후 일었던 컴퓨팅 무한 확장 전략에 대한 회의론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빅테크 인프라 지출은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전망입니다.
결국 딥시크의 비용 혁신은 첨단 모델 개발에 돈이 덜 들어간다는 결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말입니다. 여기에서 혁신성이 빛이 바랬다는 지적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미국의 기업들이 이후 딥시크를 훨씬 능가하는 첨단 모델을 꾸준히 내놓으며, AI 분야의 리더십을 더 강화했다는 점이 꼽혔습니다.
아룬 찬드라세카란 가트너 분석가는 ”오픈AI와 구글, 앤트로픽 등의 경쟁은 매우 치열하며, 모델 출시가 빠르고 기능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라며 ”그 결과, 갑작스러운 상품화 충격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모델 출시 주기가 더 짧아지고, 그때마다 선두가 바뀔 정도로 격차도 줄었습니다. 이 가운데 딥시크의 존재감이 옅어졌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딥시크의 초기 시장 충격은 중국 AI의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컴퓨팅 파워 제약과 경쟁사들의 빠른 모델 출시로 인해 현재는 그 영향력이 적어진 상태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2의 딥시크가 등장할 가능성은 앞으로도 충분하다는 평가입니다.
실제로 딥시크는 최근 mHC라는 논문을 발표하며 차기 모델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전문가들은 딥시크가 설 연휴인 2월 중순 전후로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중국의 다른 기업들도 딥시크를 능가한 지 오래됐으며, 이제는 글로벌 프론티어급 성능을 보입니다. 알리바바에 이어, 이제는 문샷 AI가 선두권으로 치고 나왔습니다. 이들 중 세계 최고 모델을 출시한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유명 분석가인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증권 부사장은 시장에 앞으로 더 큰 충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목격했던 이런 순간들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딥시크가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딥시크는 R1을 오픈 소스로 공개하며 높은 성능과 낮은 비용으로 큰 충격을 줬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는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을 내놓기보다는 기존 모델을 개선하는 업데이트 위주로 이어졌고, 초반만큼의 파급력은 줄어든 상황입니다. 동시에 오픈AI, 구글, 앤트로픽 등은 빠르게 신모델을 출시하며 기술 격차를 다시 벌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 결과 딥시크의 영향력은 초기보다 다소 옅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